[log] 맥북에어에서 와우 하다 로직 보드 태워먹은 스토리
와우 Vanilla 버전이 처음 출시되던 날부터 지금의 Draenor에 이르기까지, 12년 가까이 꾸준한 와우 팬입니다. 와우뿐만 아니라 모든 블리자드 게임의 팬이기도 한데, 와우 Draenor부터는 개리슨 덕분에 대부분의 게임 타임을 와우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와우를 오랫동안 플레이 한 만큼, 만렙 캐릭터도 십여 개가 되는데,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개리슨 관리는 언제부터인가 ‘일’이 되더군요.
여하튼, 일반적으로 출장을 갈 때는 와우 플레이를 위해 맥북 제품 중 그래픽 성능이 가장 뛰어난 레티나 맥북프로를 가지고 가는데, 얼마 전 출장 길은 이동이 많을 것 같아 좀 더 가벼운 맥북 에어를 가지고 갔습니다. 이것이 화근이었죠.
출장 이틀째까지는 문제없이 잘 되던 맥북에어가 셋째 날 와우를 플레이하던 도중 갑자기 프리징 된 후 아예 스크린이 꺼져 버렸습니다. 오랜 기간 다양한 애플 컴퓨터 제품을 사용해 왔지만, 이와 같이 사용 중간에 소위 ‘뻑’나는 일은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스럽더군요. 한 여름 강하고 뜨거운 햇볕의 해변에서도 문제없던 녀석이, 에어 컨디션 빵빵한 호텔 방에서 이게 웬일인가 싶었습니다.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스크린은 블랙화면에서 도저히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서비스를 맡기기 위해 구입 날짜를 확인해 보았는데, 2년 전에 구입… ahhhhhhhhh!
오랜 기간 별문제 없이 애플 제품들을 사용해 왔기에, 자연스럽게 애플 제품에 대한 신뢰가 생겨서 언제부터인가 ‘애플캐어’는 낭비라 여기고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가끔 5년 이상 된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하곤 했지만, 지금처럼 아예 응급조치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맥북 에어 대신 신형 맥북 하나 장만해볼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사용빈도가 낮았고, 2년 조금 넘긴 제품을 쓰레기통에 넣기는 아깝더군요.(사실, 직장에서 구입해 준 제품이라 아까움의 정도가 개인 돈 주고 구입한 것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아.. 사람이 참…) 서비스를 맡기기 전에 대략적인 비용을 알아보기 위해 애플 사용자 포럼 검색 및 구글링을 해보았는데, 비슷한 케이스의 수리 비용은 300 달러 수준이었습니다.
출장에서 돌아온 후, 알라모아나 쇼핑센터의 애플 스토어에 방문하여 수리 담담 직원에게 현재 상태를 알려주었습니다. 10 분 정도 점검을 해보더니 로직 보드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수리 비용이 대략 250~300달러 정도 나올 것 같다고 하더군요. 기간은 일주일 정도 소요되고.
수리를 맡긴 후, 일주일이 지나서 다시 살아난 맥북에어를 찾아왔습니다. 다행히도 내장 저장 장치의 데이터는 모두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지만…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까 걱정되어 와우는 단 칼에 휴지통으로. 앞으로 맥북에어는 PPT 용으로만 사용하려 합니다.
본 글을 읽으시는 맥북에어 사용자들 중 혹시 헤비 게이머가 있다면 – 한 방에 맛이 갈 수 있으니 적당히 하시길.